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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TATUS
북부의 강력한 지배자
북부의 강력한 지배자 하스타투스는 구성원의 대부분이 노련한 전사입니다.
최근 국경에 나타난 변종 마물로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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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검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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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에크하르트 알 리하얀
Eckehart Al Nahyan
성별
나이

국적
남성
28세
195 cm
하스타투스

Shape

​캐릭터 외관

그가 태어난 초라한 움집에 빗대면, 말마따나 집채만 한 덩치였다. 처음 북방에 발을 들였을 적의 비쩍 골아 병난 들개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나이가 차며 쭉 길어나온 팔다리는 여느 용병 못지않게 장성했으며, 투박한 몸통과 손마디는 ‘에크하르트 알 리하얀’, 그가 거쳐온

고된 전투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뜯으면 뜯는 대로, 베면 베는 대로 들쭉날쭉하게 아무렇게나 길러 내린 암적색의 머리칼이며, 희번들한 검날이 튕겨낸 볕을 그대로 쬐어

시커멓게 그은 살갗 탓에, 아무리 옷을 번듯하게 차려입어도 영 귀티가 나지 않는 사내.
뼈에 새긴 검소함 덕에 변변찮은 사치조차 모르니, 겉모습을 꾸밀 돈으로 고깃덩이나 사면 족한 전형적인 전사의 몰골이었다. 용병무리에서는 매우 흔한 꾀죄죄한 인상에서 눈에 띄는 특이점이 있다면 엄니처럼 찢어진 아랫입술의 흉이다.

평정을 중시하는 성정답게 표정 변화가 크지 않았다. 그나마 격정을 보이는 순간이 있다면, 전장에 승전보가 울려 퍼지는 순간의 짧은

함성일까. 싸움과 휴식, 그리고 식사로 이루어진 단출한 삶의 방식을 따르는 에크하르트는 눈을 뜨면 검을 들었고, 검을 내려두면 잠자리에

들었다. 두꺼운 가죽끈을 이용해 등에 짊어진 낡은 대검은 신체의 일부인 양 언제나 그와 함께했다. 둔기에 가깝도록 무식하게 거대한 금속

덩어리야말로 에크하르트의 유일한 벗인 셈이다. 검날에 새겨진 얼룩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전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그 스스로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까지도.

─하킴 알 리하얀.
그는 서부에서 드물게 모래바람이 불지 않는 좁은 목초지 *동부인이 보았다면 필경 코웃음을 칠 규모의  소규모 부족에서 플라네테스의 축복 아래 태어난다.

볼기짝이라도 두드려 첫울음을 틔기 위해 핏덩이 갓난쟁이를 조심스레 뒤집은 아이 아버지는 등 위로 선명한 문양을 보고 그만 깊게 탄식했다. 별의 가호였다.
별의 아이. 암흑의 땅에서 온 불순한 마물들과 싸워낼 전사의 운명을 타고난 자들. 일각에서는 그 희소성을 들어 가문의 영광이라고도 했으나, 하킴의 탄생은

경사(慶事)가 아닌 조사(弔事)로 여겨졌다. 그 이유란 즉 슨, 부족이 지닌 ‘살생을 금기시하는’ 풍습 때문으로, 그들은 양과 염소를 길러 젖을 짜고 털을 깎았지만,

결코 그것을 죽여 고기를 탐하지 않았다. 간혹 산채로 팔려나간 축생들이 도축되는 일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족 밖의 이야기였다.

살생을 범한 자는 그 부모는 물론 자식까지도 반드시 같은 고통 속에 죽으리라.’ 

그 허무맹랑하고 저주 같은 문장이 삶의 지표와도 같았던 부모는 흰 양모로 아들의 등을 가리고 굳은 침묵을 택했다.

하킴은 평범한 아이로 자랐다. 이따금 목초지에 누워 창천의 별을 볼 때면 이유도 없이 괜스레 등이 간지러워 웃음을 터트리곤 했지만, 제가 타고난

능력까지는 좀처럼 알지 못했다.

하지만 가호란 선천적인 것. 
그가 자신의 운명을 깨닫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킴이 열 살을 맞던 해, 뚝 떨어진 밤공기에 떨며 아직 털을 밀지 않은 양 떼 속에 섞여 잠을 청하던 그는 깊은 밤 중 우왕좌왕하기 시작한 양들의 소란에 잠이 깼다. ‘무슨 일이지?’ 생각하기도 전에 비몽사몽한 얼굴 옆으로 으르렁, 하는 짐승 소리가 났다. 회색으로 축축하게 죽은 털. 며칠은 굶은 것 같은

사막 늑대였다. 하킴은 본능적으로 양털을 베던 낫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이념보다 깊은 생존 욕이 시킨 일이었다. 싯누런 이가 뻘건 주둥이 안에서

번쩍였고, 하킴은 깜짝 놀라 그만 입술을 꽉 물었다. 얼얼한 통각과 함께… 기억이 끊어졌다.

다시 정신을 차린 것은 먼동이 트기 시작한 새벽이었다. 은은한 보랏빛이 번진 땅 위에 선 것은 오직 하나의 그림자. ‘죽은 걸까?’ 하킴은 제 몸을 더듬어보기 위해 손을 들었다. 절그럭, 땅에 박혀있던 것이 지면을 긁는 소리. 그제야 내려다보니, 제 손아귀에 무언가 들려있었다. 피 칠갑을 한 ‘낫’이었다.

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래, 주저앉았다. 하킴 알 리하얀. 오롯이 자리에 선 그림자의 정체였다.
그는 생존했다.
둘러본 주변은 참담하기 짝이 없었다. 날붙이에 베여 널브러진 것은 늑대뿐이 아니었다. 흰 털이 꼭 제 머리와 같은 색, 혹은 더 짙은 빨강으로 물들어버린 양들이 영원한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제야 자잘한 경상과 염좌에서 통증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그보다 그를 떨게 한 것은 부족의 저주였다. 틀림없이

일가족이 내쫓길 것이다. 간밤의 추위보다 뼈가 시렸다. 손발을 떨며 몸을 웅크리자 저 먼 곳에서 바퀴 구르는 소리가 났다. 하킴은 그들이 저를 잡으러

오기라도 한 것만 같아 엉금엉금기어 수풀에 몸을 감추었다.

“…이거 끔찍한데.”

“여기서 묵어갈 마음이 싹 달아났어. 마물보다 더하군.”

이윽고 두런두런 말소리가 났다. 지나가던 용병단 이었다. 양들의 사체가 널린 끔찍한 참상에 혀를 내두르던 그들은 잠시 쉬어가려던 것을 철회하기로 한 듯 풀어내리던 짐을 도로 싸라며 손짓했다. 그와 동시에 저 멀리서 새된 비명소리가 났다. 옆집에 살던 또래가 양을 풀어주러 왔다가 끔찍한 꼴을 본 모양이었다.

“어어, 이봐! 이건 우리가 한 짓이 아냐!”

“글렀어, 녀석 쪼그만 게 발만 빠르군. 일이 복잡해지기 전에 어서 뜨지.”

순간 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킴은 무언가에 홀리듯 그들의 짐 마차에 올랐다. 살생귀인 자식, 분명 없는 것이 나으리라. 용병단은 잠을

아껴가며 북으로, 또 북으로 향했다. 그들의 목적지 ‘하스타투스’에 도착할 때까지, 구석자리에 틀어박힌 하킴은 숨을 죽여 울었다. 그것이 그가 보인

마지막 눈물이었다.

 

-

 

머지않아 하스타투스의 국경이 소란스러워졌다. 용병단의 짐 마차를 검문하던 도중 피 칠갑을 하고 두 눈이 퉁퉁 부은 거렁뱅이 꼴의 어린아이가 발각된 것이다.


“이놈! 어디서 온 뭐 하는 놈인지 썩 불지 못해?”


떨어지는 호통에도 소년은 묵묵부답이었다. 시커먼 핏물 새로 샛노랗게 쏘아보는 것에 흠칫 비위가 상한 검문관은 커다란 물 양동이를 들고 와 머리

꼭대기부터 다짜고짜 끼얹었다. 핏물은 얼추 가셨으나, 옷가지가 축축하게 들러붙은 몸뚱이가 한층 초라했다.


“어이, 혹시 저놈 아냐…? 그 양 떼 말이야…”


“에이, 이 양반아… 저 작은 놈이 무슨 수로?”


“저놈 눈빛을 봐, 감히 용병단 짐꾸러미에 숨어들 정도면 여간내기의 강단은 아니지.”


“…무슨 일이지?”


웅성거리는 용병 떼를 가르고 아직 굳어지지 않은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화로에 불을 지핀 양 꽝꽝 얼어버린 광대 위로 훅하고 더운 김이 스치는 것 같았다. 슬쩍 올려다보니, 막 전투에서 귀환한 듯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나, 척 보아도 신분이 있는 이의 기백이 느껴졌다.


“알타이르 님, 그게 말입니다…”


얼추 너다섯살이 많아 보이는 검은 머리의 소년은 자초지종을 늘어놓는 검문관과 용병단을 뒤로하고 꿇어앉은 신원불명자의 앞에 서더니, 흰 무명이 들러붙어 가죽이 비치는 등을 잠시 응시했다. 뭐라도 붙었냐는 양 제 등을 흘긋흘긋 돌아보는 모양새를 별종 보듯 하던 그는 뜻밖에도 입국을 허가했다. ‘제 대련 상대가 될지도 모르겠다.’라는 제법 너그러운 이유였다. 단, 입국에는 ‘용병단과 함께 생활한다.’라는 조건이 붙었다. 타인은 채 가늠하지 못한, 이 초라한 이방인이 가진 위험성을 직감한 결론이었다.


“아이고, 일이 복잡하게 됐구먼! 너 인마, 꽁으로 놀고먹을 생각은 허지두 말어라!”


용병단의 단장은 우악스러운 팔로 조그마한 아이를 들어 올려 짤랑짤랑 흔들어 물을 털었다.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 험한 북방에 내다 버리기도, 다시 먼 서부에 돌려놓기도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름은?”


“…없어.”


“허이고… 속 터져! 이놈 말 안 하면 콱 그냥 우스꽝스러운 거로 붙여버린다!”


“…그러던가.”


“버르장머리 없는 놈…” 


투덜거리던 단장은 결국 그에게 에크하르트, ‘검’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제가 검술사이니 수족처럼 부려먹겠다는 으름장도 함께였다. 하킴은 그렇게 용병 ‘에크하르트’가 되었다. 살생을 업으로 삼는 그 기분은 제법 심란했지만, 이미 더러워진 손으로는 다른 삶을 생각할 수 없었다. “가서 그 이름으로 등록이나 하고 와!” 이번에도 빨간 머리의 소년은 묵묵히 서서 그가 가리킨 방향을 노려볼 뿐이었다.


“이 느려터진 놈아! 이번엔 또 뭐야?!”


“………여기 말로 된 이름을… 쓸 줄… 몰라.”


흐르는 정적,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터져 나오는 호쾌한 웃음들. 그는 그렇게 ‘많이 모자란 막내’라는 자리로 용병단의 일원이 되었으나, 새 땅과 새 삶에서는 모든 것이 배움의 연속이었다. 쉬운 일이라고는 좀처럼 없었지만, 에크하르트는 조용히 밥을 빌어먹고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


용병단이 하스타투스에 정착함에 따라 신원불명자였던 에크하르트는 제가 처음 발을 들였던 국경, 아이센가드의 주민이 되었다.
십여 년이나 사지에서 동고동락한 처지에도 정이 들지 않는다면 필경 원수지간일지니. 에크하르트는 이윽고 용병단장과 부자지간처럼 가까워졌다. 그는 내심 단장의 성을 쓰고 싶어 했으나, 끝내 바람대로 이루지는 못하였다. 1695년, 벨라토르의 지원에 나섰다가 크게 다친 단장이 유언처럼 남긴 말에 ‘우리는 부자간이 될 수 없노라’고 단념한 것이다.


“어이 꼬마, 네 부모는 살아있어, 양 떼를 죽인 용병단이 입막음을 하려고 잡아갔다고 생각하더군.”


새로 서부에서 넘어온 용병들에게 전해 듣기로는, 그들이 너를 찾더라는 말을 끝으로, 그는 영영 눈을 감았다. 흰 양털로 지은 담요를 덮은 채였다.


부족의 금기를 깬 것을 차치하더라도, 별의 아이가 국경을 넘는 것은 엄연한 범법행위.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이상, 에크하르트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었다. 대신, 자신이 그들의 아들임을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하스타투스의 기사, 에크하르트 알 리하얀.
모순적인 이름을 짊어지고 그는 싸우고 또 싸웠다. 우두머리를 잃은 용병단은 내심 그가 단장의 뒤를 이어 새 리더가 되어주기를 바랐지만, 에크하르트는 상당수의 병력을 잃은 벨라토르로 곧장 이적했다. 매정한 결단이었지만, 자신은 사람을 이끌만한 그릇이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아버지처럼 따르던 이의 빈자리가 너무나 공허했다. 나서서 감정을 어지럽히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


쓸만한 기사임과 동시에 살생에 죄악감을 가지는 에크하르트는 타인의 지시에 예속되고 싶었다. 남이 시킨 일이라는 구차한 변명이라도 대야 숨통이 트인다는 비겁한 까닭이었다. 하여, 처음 가호의 힘을 깨달은 날 살생의 힘을 가진 제 운명에 순응했듯, 이제는 자신에게 있을 곳을 내어주고, 용병단과의 연을 이어준 은인, 알타이르의 지시에 순응하고자 했다. 제 백성, 더 나아가 전 세상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강한 힘을 바라는 그에게는 넓은 포부와 높은 이상에 합당한 인력이 필요할 터다. 하물며 별의 가호를 지닌 기사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당신 가는 곳, 그 땅에서 함께 싸우겠노라 맹세했고, 이윽고 1700년.
에크하르트가 그를 따라 걸음 한 곳은 바로 대륙의 중앙 세투스. 스텔라리스의 개최지였다.

 

-

LIKE : 풀, 나무등의 식물. 드넓은 초원. / 대련, 스포츠등의 신체적 활동. / 서부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편. / 해산물을 좋아해 한 번쯤 넓은 바다를

보고싶다는 모양이다.
DISLIKE : 짐승(특히 양). / 과음, 고열등으로 인한 의식의 저하. / 격식있는 자리.

 

esper

별의가호

광폭 │ 생명의 위협에 처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발동되거나, 치아 등을 이용해 아랫입술에 통각을 일으키는 것을 트리거로 하여 발동한다.

인간의 신체적 능력을 한계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진정되기까지 통각을 느끼지 못하나, 광폭상태에 돌입한 이후에는 적과 아군을 판단할

정도의 최소한의 이성조차 붙잡을 수 없다. 그 모습을 본 이들에게는 ‘광전사’라 불리는 모양. 


─두부(頭部)에 일시적으로 강한 충격을 가하면 타의에 의해 진정된다. 동료가 쉽게 낚아채 제압할 수 있도록 긴 머리를 유지해왔으며, 능력이 의지와 상관없이 발동하지 않도록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 위험성과 폭력성에 능력을 사용하는 것을 극심히 꺼렸다. 평범한 기술로도 전투할 수 있도록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 남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실력은 갖추었다. 

purpose

참가사유

─ 자신의 힘을 악용하지 않으며 대륙의 안전을 도모하는 지배자에 대한 충의와 이상에 대한 동조. 
─ 쟁쟁한 이들과의 전투를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개인적 야망.

알타이르 하스타투스.

대외적인 그는 위압적이고 단호한 북방의 대공이었으나, 키가 지금의 절반 정도밖에 오지 않던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모습을 표현하자면,
그야말로 ‘기묘한 사내’였다.
왕족이라 하면 한없이 까마득해 영영 닿을 일이 없는 족속인 줄로만 알았더니, 늙다리들의 부추김에 불을 뿜으며 재주를 부렸다지를 않나, 피 칠갑을 한
부랑인을 나라에 들이지를 않나. 처음엔 잘 먹여 노비로 쓰려는 게 아닌가 싶어 마냥 미심쩍었지만, 신분을 거들먹대며 간사하게 굴지 않고 서글서글하고
인덕이 두터운 것이 에크하르트의 편견을 좋은 쪽으로 깼다.

이름을 등록하고 며칠이 지났을 무렵, 등짝의 문양을 들켜 용병단이 발칵 뒤집혔다는 소식에 알타이르가 몸소 에크하르트를 찾았다.

“사정을 모르는 놈들은 가호니, 재능이니 떠들어대지만, 이건…저주야.”

영문도 모른 채 종일 사람들에게 시달렸던 에크하르트는 잠시 숨을 돌리더니 나지막한 소리로 제가 북방까지 오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꾸밈이 없는 것은 성격 또한 마찬가지라,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는 적나라했고 솔직했다. 의식을 잃었던 것, 짐승을 베었으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이후의 행적들까지. 그는 이야기를 끝맺으며,
저는 위험한 인물이니 장벽 너머에라도 추방하는 것이 좋겠노라 자조했다. 에크하르트에게는 오로지 파괴만을 위해 축복받은 스스로가 마물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알타이르는 그의 추방을 ‘보류’했다. 대신 따르던 사용인을 불러 하스타투스의 별의 아이로서 에크하르트의 이름을 등록하도록 명한 그는 ‘그렇다면 용병단을 도우며 지키는 법을 배우라’ 조언했다.

“웃기지 마, 무기를 들리겠다고? 안일한 것에도 정도가…”

멱이라도 잡아 올리려는 듯 달려들었던 에크하르트는 무장도 하지 않은 단신의 알타이르에게 헛웃음이 날 정도로 무력하게 제압당했다. 안일함과는 상이한 목소리가 고꾸라진 머리 위로 떨어졌다. 이곳은 하스타투스의 국경지. 마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애송이가 하기엔 이른 걱정이다─ 라고.

훈훈하고 정겨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에크하르트는 그날의 일을 은혜라고 여겼다. 자신을 겁내지 않는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보다 값진 것이 어디 있을까. 누구도 빚으로 달아두지 않았지만, 마치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하루하루에 충실해 온 그는 한 사람 몫은 물론 세 명 분은 거뜬한 장정으로
자랐다. 오랜 기간에의 근면·성실한 태도와 발군의 전투능력은 알타이르의 인정을 받았고, 그 결과 마물로 인한 혼란 중에 내린 갑작스러운 결정에도
벨라토르 기사단으로의 전입은 어렵지 않았다.

벨라토르의 기사 에크하르트 알 리하얀은 변함없이 퉁명했고, 오가며 마주칠 적에 불쑥 몇 마디를 나누고 사라지곤 했다. 달라진 점 한 가지를 꼽자면
알타이르가 스텔라 후보에 오른 이후로 어정쩡한 존대를 시작한 것 정도로, 자신도 영 떨떠름한 표정이었지만, 당사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하고 있다.
돌아오는 사람이 없다는 대륙의 중앙으로 떠나기전, 기사단이 벌여준 송별회 자리에서 귀한 대접이 사람을 더 귀하게 만든다는 명언이라도 주워들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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